난 나여
오늘 피부과엘 갔는데,
병원엔 새기계도입에 대한 광고들, Before와 After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주근깨 잡티,피부 건조증에 관한 자료가 있네? 하지만 기미나 주근깨 예방하는 음식이나 뭐 그런게 아니라 그저 새로운 기계를 도입해 신 박피술로 기미를 없애준다는 내용이였다.실망했지만, 새로 도입했다는 시술로 잡티를 성공적으로 없앤.내 얼굴을 상상 해보았는데,왜 “아니야! 난 그런거 안한다!”하고 내 마음이 대답한다.
다시 Before와 After사진을 바라보았다.사각턱 교정을 위한 보톡스를 1-2번 주사하면 효과 평생 간다는 구미 당기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내 얼굴이 Before와 After자리에 들어가 있는 갸름한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어떨까? 그런데 미쳐 얼굴을 떠올려보기도 전에 “아니야,넌 그런건 안하지!” “에이.아니다,”하는 소리가 들린다.
난 종종 내 얼굴라인을 감싸쥐고 남편을 부르며 “자기야,나 이러면 진짜 이쁘지? “라고 말했었다..가끔 주근깨가 유난히 까만 날은 거울을 보고 씁쓸히 웃으며 잡티만 없으면 정말 어려보일텐데….하고 생각한적 있다.그런데 왜 나는 그런 것을 결코 안하리라 생각할까?
거리엔 회려한 옷을 차려입은 마네킹들이 유리 속에서 웃고 서 있었다.
생각해보니 여자들이 멋있게 입고 지나가면 “아~ 멋있다.어떻게 저렇게 코디를 했을까!”
부러워 하다가도 막상 옷을 사러가지는 않고,가끔 가도 꼭 티셔츠만 산다.바지는 사지도 보지도 않는다.일년 사계절 입을 수 있는 청바지 두장,진바지 1장,칠부 진바지 한장이 있으니 살 필요가 없어서.이젠 정장도 하고 다니고 좋은 보석도 챙겨 장식해야 좀 있어 보이는 나이인데 알면서도 나는 그런일에 마음이 쏠리질 않는다,여전히 보석이든 팔찌든 액세사리든 내게는 거추장스런 물건들. 왜 그럴까?
내가 그만큼 자신감 있어서, 지금의 내 모습을 사랑해서??
한참 생각해 봤는데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내 삶의 주관이 뚜렷해서인가보다.
어려서 생각해보고 생각 안해 봤는데 내 나름대로의 삶의 방향과 주관이 여전히 뚜렷한가보다. 다들 주관있다고들 하지만,이 나이쯤 되면 자기 주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현실과 사회에 발맞추고 눈맞추어 더 이상 자기 주관이 아닌채로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래뵈도 촌스럽다고 핀잔받거나 퍼진 아줌마 취급도 당해본 적 없다,.오히려 10년 후배들도 내게 언니 누나라 부르며 허물없이 대하니 ,무엇보다 내 아이들에게 진정한 부자가 무엇인지,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줄 때 확신과 기쁨이 넘치는 나라서 이쁘고,그래.난 행복하다.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다.그러니 나는 내 주관대로 살아가고 좇아가는 이 방향이 내게는 딱 맞는 것일거다.다른 옷을 절대로 입지 않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