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우 장근석

즐거운 인생의 장근석 인터뷰(07년 9월)

아름다운 안해 2008. 3. 28. 22:25
등록일
2007.09.10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의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즐거운 인생>은 ‘안’ 즐겁기 짝이 없는 세 명의 40대 중년 남자들이 다시 한 번 음악의 꿈을 위해 뭉쳐 록밴드 활화산을 결성하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다. 극 중 장근석은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활화산의 메인 보컬을 맡게 되는 현준 역할로 출연한다. 메인 보컬로 출연하는 탓에 장근석은 극 중 들려지고 보여지는 모든 연주와 노래를 직접 소화해내야만 했다. 그런데, 이 연주와 노래가 그럴 듯 하다. 어렸을 때 피아니스트가 꿈인 음악 소년이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 기타를 손에 쥐어 본 적 없는 초보치곤 놀라운 실력이다. 촬영 시작 전, 장근석은 하루에 일곱 시간씩 기타 연습을 했다. 죽을 지경이었다. 이준익 감독으로부터 기타 연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로 할 줄은 몰랐다. 어느 좋았던 주말, 장근석은 땡땡이 치고 연습실을 탈출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럴 때마다 장근석은 매니저의 말을 떠올렸다. "근석아. 넌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잘 해야 해. 이번에는 정말 잘 해야 한다고" 매니저의 이 말은 장근석의 묘한 승부 근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왕의 남자> <황산벌> 등 이준익 감독과는 인연이 깊은 정진영을 필두로 <타짜>의 '아귀' 역할로 스타덤에 오른 김윤석, <타짜> <오래된 정원>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상호 등 이미 세 명의 캐스트는 결정된 상태였다. 장근석은 <즐거운 인생>의 '젊은 피'인 현준 역할에 가장 마지막으로 캐스팅되었다. 연배나 경력은 말할 것도 없이, 현준이 되기 위한 물리적인 시간도 굉장히 짧았다. 부담이 안 되었다면 거짓말이다. "처음에는 정말 부담이 컸어요. 다른 선배들이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선배들의 포스에 눌리고 싶지 않았던 거죠. 제가 또 지는 걸 싫어해요. 제 부족한 연기력 때문에 현준이라는 인물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그 결과 선배들 캐릭터에 현준이 가려질까봐 두려웠죠. 해결책이요? 무작정 시나리오를 읽고 또 읽었어요"

장근석에게 <즐거운 인생>이 첫 영화 경험은 아니다. 2006년에는 한, 일 합작 영화 <착신아리 파이널>에 출연한 적도 있고, <도레시파솔라시도>와 <기다리다 미쳐> 등 아직 미개봉된 두 편의 한국 영화도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지 오래다. 하지만 장근석은 <즐거운 인생>을 그의 첫 영화로 꼽는데 거리낌이 없다. 철저히 배우들과의 회의를 통해서 영화를 완성하는 이준익 감독의 '열린 연출' 이 장근석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어요. 촬영 전날 본 콘티와 촬영 당일에 보는 콘티가 전혀 달랐거든요. 배우로서 준비할 시간이 전혀 주어지지 않았죠. 그런데 그런 혼란스러움이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바뀐 순간부터는 아예 촬영 전날 대본을 안 봤어요. 우리 영화가 좋았던 게 영화 순서대로 촬영이 진행되었거든요. 제가 한 일은 그 직전 감정을 다음 감정으로 연결시킨 것 뿐이에요. 나머지는 다 감독님이 잘 잡아주셨죠."

이준익 감독의 열린 연출이 장근석을 감동시킨 에피소드 하나. 장근석은 현준이 록밴드 활화산에 합류하게 되는 과정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 전까지 아버지를 증오하던 젊은 친구가 왜 '늙다리' 아저씨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준익 감독에게 제안한 장면이 바로 김상호가 연기한 혁수와 화장실에서 함께 오줌을 누는 장면. 아내와 아들을 캐나다로 떠나 보낸 ‘기러기 아빠’ 혁수는 현준에게 "너도 아버지와 똑같이 생겼구나" 라는 말을 건네고, 현준의 아버지에 대한 증오는 점차 존경과 경외로 바뀌어 간다. 비록 병아리 배우의 '작은' 의견이 '큰' 영화에 적용이 되는 것을 보는 작업은, 장근석에게는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예전 필자가 <와일드 카드>로 배우 양동근을 인터뷰 할 때 들었던 이야기다. 양동근의 동료 형사로 출연한 정진영은 자신과 무려 15세 차이가 나는 양동근과 친해지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고 했다. 양동근 스타일로 힙합으로 차려 입기도 하고, 홍대 근처 클럽에 함께 가서 춤도 함께 추며 자연스레 15년이라는 세월을 무디게 만들었다. 자, 장근석은 1979년 생인 양동근보다 8년이 더 어린 1987년생. 방년 20세의 청년. 과연 이번에 정진영의 친해지기 전략은 어땠을까? "이번에도 정진영 선배가 중심을 잘 잡아줬어요. 일부러 저한테 말도 많이 걸어주고 그러셨으니까요. 네 명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어준 게 또 있는데, 바로 기타에요. 한양대 안산캠퍼스에 숙소가 있었는데, 그날 촬영 마치면 밤 10시쯤 하나 둘 기타 메고 정진영 선배 방에 모여요. 이 음악, 저 음악 같이 연주도 해보고, 술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정말 많이 했죠. 왜, 술 먹으면 용감해 지잖아요.(웃음) 선배, 후배 이런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정말 순수한 감정을 교류하는 그런 순간들이었어요. 지금 와서 이야기지만, <즐거운 인생>은 영화 촬영이 아니라, 마치 단체 그룹 생활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하"

이제 스무 살, 장근석은 하고 싶은 일이 무척 많다. 지금까지 밝고 예쁘고 착해 보이는 외모가 연예인, 아이돌으로서의 장근석을 만들었다면, 이제부터는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평가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이가 좀 더 들면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서 박용우가 연기한 30대 생활인 민재 같은 역할도 연기해 보고 싶고, 100번도 넘게 봐서 이제는 대사를 줄줄 외우는 <달콤한 인생> 같은 스타일리쉬한 영화도 해보고 싶다. 빠른 나이에 데뷔한 아역 배우가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도 듣기는 한다. 하지만 장근석에게 연기는 연기일 뿐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거다. "제게 가장 즐거운 인생이요? 거리에서 만난 그 누구에게라도 거리낌없이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졌을 때가 즐거운 인생이에요. 제게는...바로 지금이죠."
=======================================================================================================================
그는 가수 제의를 심심찮게 받고 있다. 극중에서 ‘터질거야’,‘한동안 뜸했었지’ 등의 노래를 부르면서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요즘 본인이 직접 부른 노래가 맞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단다.

“영화속 노래들은 모두 제가 불렀어요. 좀 ‘긁는 창법’은 음악 감독님과 상의한 거고요. 가수지망생은 아니었는데, 같은 소속사인 가수 (손)호영 형이 노래를 배울 때 발성이나 창법을 어깨넘어 배워둔 것이 요긴하게 쓰였네요. 가수요? 생각없어요. 아직 배우라는 위치도 제대로 찾지 못했는 걸요.”

중학교 2학년 때 집 매매를 위해 우연히 그의 집에 들렀다는 영화배우 장용의 격려로 시작된 배우의 길. 곱상한 미소년 같은 외모가 본인의 연기에 한계가 될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억지로 내 모습을 꾸미고 싶지는 않다. 벌써 그런 한계를 논하는 건 교만”이라는 성숙된 답이 돌아온다. 아직 ‘꽃피는’ 스무살 배우의 마흔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 나이쯤에는 배우로서 매니지먼트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시나리오상의 텍스트에서 살아 있는 연기로 만드는 건 뿌듯하고 아름다운 일이니까요. 아, 물론 그때도 주연이든 조연이든 연기를 하고 있을 거예요. 나이가 먹어 삶이 힘들어도 절대 순수함과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마치 ‘즐거운 인생’ 주인공들처럼요.”


'좋은 배우 장근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근석 무대 인사  (0) 2008.04.07
장근석 의류화보(정장 )동영상  (0) 2008.03.29
장근석밀착취재  (0) 2008.03.28
[스크랩] bsx 스타일 노하우  (0) 2008.03.28
[스크랩] bsx 스타아이템  (0) 200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