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는대로 끄적 끄적

"Cancer(암)"는 아니야!

아름다운 안해 2007. 5. 19. 17:33


 

수술실에서 어지럽게 나오니 남편이 가다리고 있었다.

남편에게 건재한 내 손을 들어 흔들어 보이니 남편은 멍하니 날 바라보다 한마디 한다.

끝났어? ^^

벌써 세번째 수술실밖에서 기다리게 만들었다.

미안해라

그런데도 일상에서는 그 미안함과 고마움을 잘 표현하지 못하니.

 

수술실안의 탈의실에서 수술복을 벗는데 어느 여성이 수술복을 입은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나는 나보다 좀더 일찍 수술을 마치고 온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교수가 날 마지막으로 오늘 수술에 포함시켜준다고 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두번이나 중얼거렸다.

~ 쪼옴 아프다!”…”~ 아프다!

나는 간호사에게 한 말이였는데 그 여성이 갑자기 동공이 커지더니

입을 열고 겁에 질려 터뜨리는 말 한마디.아파요?

나는 사태를 알아차리고 아니요,하나도 안 아파요!대답했지만 그말이 들릴리가 없지.

날 데리고 나온 간호사가 다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간다.

나는 그녀의 등에 대고 또 한번 말했다.하나도 안 아파요!

그녀는 무슨 수술을 하러 가는 걸까?

마모톱을 하러 가는 것 아닐까?

단순한 조직 검사도 수술실에서 할까?

아마 그녀는 정말 아플일이 없을거라고 위로하며 나왔다.!

 

의사들이 무슨일을 하고 무슨말을 하는지 잘 듣지 않았지만

교수님이 하는 말 몇마디가 귀에 들어왔다.

이거다!

몽오리가 크네?

 

더 열어!

 

그리고 아마 몽오리를 떼어낸 후

전공의들에게 한말.

Cancer는 아니야!.Cancer는 이렇게 깨끗하지 않아!

Cancer는 아니야!.Cancer는 이렇게 깨끗하지 않아!

같은 말을 두번 반복하는 것은 그만큼 확실하다는 의미.

게다가 목소리도 낭랑하셨다.

 그 말을 들으며 마음이 행복해졌다.

설마 하면서도 무겁게 짓누르던 돌덩이가 다 날아가 버렸다.

어찌나 후련하던지 통증 같은 것은 아랑곳 없이 너무나 좋았다.

마치 마음속에 웃음을 퍼올리는 펌푸라도 있어 거기서 펌프질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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