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서 어지럽게 나오니 남편이 가다리고 있었다.
남편에게 건재한 내 손을 들어 흔들어 보이니 남편은 멍하니 날 바라보다 한마디 한다.
”끝났어?” ^^
벌써 세번째 수술실밖에서 기다리게 만들었다.
미안해라…
그런데도 일상에서는 그 미안함과 고마움을 잘 표현하지 못하니….
수술실안의 탈의실에서 수술복을 벗는데 어느 여성이 수술복을 입은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나는 나보다 좀더 일찍 수술을 마치고 온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교수가 날 마지막으로 오늘 수술에 포함시켜준다고 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두번이나 중얼거렸다.
‘아~ 쪼옴 아프다!”…”아~ 아프다!”
나는 간호사에게 한 말이였는데 그 여성이 갑자기 동공이 커지더니
입을 열고 겁에 질려 터뜨리는 말 한마디.”아파요?”
나는 사태를 알아차리고 “아니요,하나도 안 아파요!”대답했지만 그말이 들릴리가 없지.
날 데리고 나온 간호사가 다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간다.
나는 그녀의 등에 대고 또 한번 말했다.”하나도 안 아파요!”
그녀는 무슨 수술을 하러 가는 걸까?
마모톱을 하러 가는 것 아닐까?
단순한 조직 검사도 수술실에서 할까?
아마 그녀는 정말 아플일이 없을거라고 위로하며 나왔다.풋!
의사들이 무슨일을 하고 무슨말을 하는지 잘 듣지 않았지만
교수님이 하는 말 몇마디가 귀에 들어왔다.
“이거다!”
“몽오리가 크네?”
“더 열어!”
그리고 아마 몽오리를 떼어낸 후
전공의들에게 한말.
“Cancer는 아니야!.Cancer는 이렇게 깨끗하지 않아!”
“Cancer는 아니야!.Cancer는 이렇게 깨끗하지 않아!’
같은 말을 두번 반복하는 것은 그만큼 확실하다는 의미.
게다가 목소리도 낭랑하셨다.
그 말을 들으며 마음이 행복해졌다.
설마 하면서도 무겁게 짓누르던 돌덩이가 다 날아가 버렸다.
어찌나 후련하던지 통증 같은 것은 아랑곳 없이 너무나 좋았다.
마치 마음속에 웃음을 퍼올리는 펌푸라도 있어 거기서 펌프질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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